6·27, 9·7 대책에도 집값 상승세 지속
전세 매물 고갈·풍선효과로 실수요 불안
청약 경쟁 치열, 무주택자는 대응 필요
갈아타기 수요도 늘어…전략적 접근해야
전세 매물 고갈·풍선효과로 실수요 불안
청약 경쟁 치열, 무주택자는 대응 필요
갈아타기 수요도 늘어…전략적 접근해야

실수요자와 투자자, 무주택자와 주택 소유자 등 개인이 처한 상황별로 ‘내집 마련’에 성공하려면 어떤 전략을 세우면 좋을지, 대출 때 유의할 점은 없는지, 내년 시장 전망은 어떨지 등을 살폈다. 이날 패널로는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김은진 레오비전 대표가 참석했다.
실수요자는 ‘대출·전세’ 두 갈래 전략…‘입주장’도 주목해야
김 대표와 박 대표는 이날 ‘실수요자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첫 토론에 나섰다. 김 대표는 내집 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직접 거주할 것인지, 기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매매대금에서 빼고 나머지 금액을 지급해 소유권을 받을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무주택자가 6억원 대출을 받으려면 (부부 합산)연소득 9300만원 이상, 2금융권에서는 7500만원 이상이 필요한 셈”이라며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세를 활용할 경우에는 입지와 상승 가능성 위주로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집값 상승장’으로 요약되는 지금 상황에서는 청약보다 매수가 현실적 대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입주장’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분양가 상한제 단지조차 시세 대비 비싸 청약의 메리트가 약화됐다”며 “입주 초기 급매물이나 입주 4년차 매물, 정비사업 지역 등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비사업지로는 서울 외곽지와 강서구 방화뉴타운, 노원구까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진단했다.
전세난과 월세 전환의 가속화도 중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김 대표는 “전세 매물이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무주택자는 전세보다 반전세·월세 또는 저렴한 구축·오피스텔을 고려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반드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해야 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이 보증에 가입하면 집주인(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보증금을 대신 받는 등의 내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
청약시장은 장기 전략 필요…갈아타기·투자 수요 여전
전문가들은 최근 청약시장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과 관련한 의견도 나눴다. 박 대표는 “서울 청약은 만점자 위주로 당첨이 이뤄지고 있어 진입 장벽이 높다”고 했다. 또 박 대표는 “공공분양 물량이나 남양주 왕숙·진접 등 3기 신도시를 활용한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출 측면에서의 조언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청약 당첨을 노린다면 계약금 대출 불가, 중도금 대출 때 은행별 제약이 없는지, 잔금 대출은 어떻게 받고 자금을 어떻게 대비할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가 활발하다며 추가 규제가 나오기 전 되도록 빨리 갈아타야 한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내집을 팔지 않고 새로 사기엔 리스크가 커서 기존 주택을 처분한 뒤 새 주택으로 이동하는 방식이 안전하다”며 “다만 6개월 내 전입 및 처분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갈아타기한다면 지금은 판 걸 사야 할 때”라고 했다. 박 대표는 “정비사업 재건축 단지를 매입할 때 예상 신축 시세보다 최소 20% 이상 저렴하다면 매수 가치가 있다”며 “상급지 이동만 고집하지 말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을 공략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추석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집값 상승장’”
추석 이후 연말까지의 부동산 상황을 두고는 공통적으로 ‘상승장’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박 대표는 “가격 상승이 오히려 매수 심리를 자극해 거래가 늘고 있다”며 “풍선 효과로 일부 급등장이 수도권 외곽으로 번지면 더 큰 상승장이 펼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 역시 “6월 말 대출 규제가 도화선이 됐고, 전세 레버리지를 활용한 매수세가 확산하면서 규제로 집값이 잡히기는커녕 추석 이후 상승장이 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을 두고서는 패널들의 의견이 갈렸다. 김 대표는 ‘상고하고(상반기 상승장, 하반기 상승장)’를 예상했다. 김 대표는 “전세 매물 고갈, 공급 부족,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이 총체적으로 작용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무주택자 등은 당장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박 대표는 “저는 ‘상고’까지만 바라보겠다”라며 “내년 하반기는 장기적으로 봐야 해서 아직 전망하기 이르다”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