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정차역인 서울 강남구 수서역 내부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정차역인 서울 강남구 수서역 내부 모습. 연합뉴스 ‘99분 → 35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개통 후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경기 화성 동탄역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1시간 넘게 단축됐다. GTX-A노선 정차역이 아닌 곳에서 출발하는 경우에도 통행시간이 14~35%가량 줄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새 대중교통이 톡톡한 효과를 내고 있다.

노선을 따라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GTX 정차역과 가까울수록 집값이 더 많이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역에서 500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아파트가 2㎞ 떨어진 단지보다 50%포인트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통 이후 일대 거래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구성역~동탄역 약 40분 단축 효과

최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수도권 GTX-A노선(수서~동탄) 개통에 따른 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동남권 일대 통행시간이 개통 전과 비교해 평균 20~65%가량 단축됐다. 일평균 통행량은 8488건으로 집계됐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교통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GTX-A 개통 전후 주요 구간별 통행시간 변화
GTX-A 개통 전후 주요 구간별 통행시간 변화 구성역(경기 용인 기흥구)에서 탑승한 뒤 동탄역에서 내리는 구간의 통행시간이 가장 많이 줄었다. 58.0분에서 19.3분으로 단축되며 66.8%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일평균 통행량이 가장 많은 수서~동탄 구간도 대폭 줄어들었다. 퇴근길에 해당하는 ‘수서역 승차, 동탄역 하차’ 구간은 99.3분 걸리던 것이 35.2분으로 개선됐다. 1시간가량 ‘여가 시간’을 확보하는 효과다.

GTX-A노선 정차역이 아닌 곳으로 이동할 때도 단축 효과가 있었다. 동탄역에서 대치역으로 이동할 경우 74.0분 걸리던 것이 46.8분으로 줄었다. 잠실역(78.8 → 54.0분), 한티역(73.7 → 50.1분), 삼성역(73.6 → 56.5분) 등 회사 밀집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7~23분가량 단축됐다. 정차역 주변 지역을 광범위하게 연계하는 ‘광역교통수단’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GTX-A역 기준 접근통행_총통행기준
GTX-A역 기준 접근통행_총통행기준 GTX 정차역에 대한 접근성은 개선해야 한다는 평가다. 수서역은 이용객의 79.0%가 GTX-A노선 외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역, 성남역, 수서역을 도시철도를 통해 이용하는 경우 26~29분이 걸렸다. 버스 또는 지하철을 2회 이상 환승하는 빈도도 8%대로 적지 않았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GTX-A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상대적 격차가 증가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차역 일대 집값 ‘들썩’…가까울수록 더 많이 올라

TX-A노선 도입 계획이 부동산 가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게 국토연구원의 분석이다. 연구원은 기본계획이 고시된 2017년을 기준으로 전후 3년간 아파트값을 비교했다. GTX 정차역 반경 1㎞ 내 지역과 그 외 지역을 대조했다.
"40분 더 자고 출근해요"…8년 만에 집값 9억 뛴 동네 [집코노미-집집폭폭]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지역은 동탄역 일대다. 병점역 주변 단지와 비교해 집값 상승률이 29.2% 높았다. 구성역(비교군 신갈·기흥·상갈역)은 26.9%, 수서역(용산역) 11.9%, 성남역(수내·정자·미금·오리역) 3.8% 수준이다.
‘동탄역시범 더샵센트럴시티’ 네이버지도 캡처
‘동탄역시범 더샵센트럴시티’ 네이버지도 캡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역 반경 500m 내에 있는 ‘동탄역시범 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8일 14억45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8년 전 10층 매물이 5억8000만원에 손바뀜한 것과 비교하면 9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반경 2㎞ 거리에 있는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3.0’ 전용 84㎡는 약 4억원(3억9500만 → 7억8000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상승률도 따져봐도 50%P(149% vs 97%) 이상 차이가 난다.

GTX 개통 후 거래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동탄역은 청계·반송·영천·오산동 4개 행정동에 둘러싸여 있다. 지난달 이들 지역에서는 총 589건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227건, 2년 전에는 119건에 불과했다.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후 비규제 지역인 화성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분명하다. 지난 9월에는 354건의 거래가 체결됐다.
철길과 도로를 따라 집값도 달립니다. ‘집집폭폭’은 교통 호재의 모든 것을 파헤치는 역세권 투자 길잡이 코너입니다. 빅데이터와 발품 취재를 결합해 깊이 있고 생생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집집폭폭 열차는 매주 금요일 집코노미 플랫폼에서 탑승할 수 있습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